佳人名酒 二

天翔하면 노부나가의 야망 천상기를 떠올릴 사람도 있겠지만 오늘 말할 천상은 텐쇼라는 술집이다. 사케기행의 2번째로 찾아간 곳은 이태원에 있는데 블로그에 꽤 등장하는 나름 유명한 곳이다. 모괴인이 쏜다고 갔는데 메뉴보고는 내가 내고 말았다능. (사진의 배경은 우주인. 지구인은 이렇게 안생겼음.)

호쾌하게 쥰마이다이긴죠로 시작.

003 豪華千年壽 (고우카센넨쥬)
제조사 白鹿(하쿠시카) (兵庫県西宮市)
종류 쥰마이다이긴죠쥬
일본주도 0 (中口)
알콜도수 15도이상 16도이하 
2006년도 몬드셀렉션 금상수상.
720ml 2,609円 (內80,000)

제대로 마셨다. 일본주도 0도라 쓴 맛이 없고 향과 뒷맛이 풍부해서 쥰마이다이긴죠가 왜 좋은지 알 수 있었다. 훌륭하다.
 004 喜十郞 (키쥬로. 키치쥬로가 아니라니 하여간 일본한자읽기는...)
제조사 白鹿(하쿠시카) (兵庫県西宮市)
종류 혼죠조슈
일본주도 +2 (辛口)
알콜도수 14도이상 15도이하 
1800ml 1,980円 (內70,000)

이건 겐로쿠의 맛! 흐흑....예전 참치와 같이 맛있게 먹었던 겐로쿠가 혼죠조였구나! 이제까지 '왜 이렇게 비싼거야, 겐로쿠는 맛도 있고 가격도 착했는데!'했더니 내 입맛은 혼죠조였어....(혼죠조가 싸구려술은 아니지만) 공교롭게 오늘은 白鹿의 술만 마셨다능.
과제로 공부한 지식으로 이것저것 물어보니 지배인도 신이 나서 이 술 저 술 보여주고 동결주라는 술도 맛보기로 한잔씩 주셨는데 이게 예술이었다. 신혜린이라는 어여쁜 이름의 사람이 키핑한 술인데 언더락스에 얼음 하나 떨어뜨려 마시는 것으로 먹는 방법이나 색은 꼭 양주이지만 맛은 진한 청주. 도수는 25니 꽤 독한 술인데 위스키같은 쓴 맛이 전혀 없이 향기로왔다. 아...명주로다. 브랜드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. 25도라는 걸 보면 古酒 종류인가본데. 그 뒤에는 서비스 안주도 하나 주시더라능. 모괴인왈 '위키피디아 덕분에 오늘 호강한다'고. 역시 알고 먹으니 재미도 나고 부수입도 생기네.
첫 안주는 시메사바. 살짝 삭혀서 시큼한 맛은 적었지만 나름 꽤 맛있었다.
이 집에 오면 한 번씩 찍어들간다는 魚관련 단어들. 무슨 한자인지도 모르는데 읽는 법은 더 모르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옆에 조그맣게 독음이 붙어있었다.
가까이 다가가보니.
기가 막혔던 안주 '진미 셋트'. 맨 오른쪽의 오징어젓갈은 처음 먹어보지만 멘도 사라다나 전복 젓갈같은 건 일식집에서 무한 리필해주는 건데 이걸 2만원이나 받다니...앞에 앉은 모괴인은 '이 사람들 왜 이리 서둘러?'하고 생각하며 저거 찍어 먹을 본 요리 나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나머지 두 사람이 다 먹어버리는 바람에 오징어 젓갈 5조각중 한 개밖에 못 먹었다능. 그 다음에 나온 숙주나물 베이컨 볶음은 쿠노야에 비해 나물의 숨이 좀 죽었지만 9000원이라는 월등한 가격대 성능비로 만족. 그 다음은 치킨튀김은 앙상하게 마른 넘을 두 조각씩 한 꼬치에 꿰어 3자루가 나왔는데 맛은 괜찮았으나 양이 허거덕. 결국 모자라는 양은 짬뽕으로.
배도 부르고 취기도 마구 올라 침대 생각이 간절해져서 2차의 유혹을 뿌리치고 한달음에 귀가, 바로 한 마리 시체가 되었다능.
쿠노요 비싸다고 뭐라 했는데 텐쇼도 만만치 않았다. 여기는 양은 손바닥만하면서 가격은 만만찮은 것이 도쿄의 이자카야를 그대로 한국에 옮겨놓은, 한국 물가 무중력 상태의 가게였다.

사케도 알고보니 와인보다 더 돈이 드는 취미다. 혼죠조로 마시면 그래도 견딜만 하지만 프리미엄급으로 가면 술값이 두병 마시고 20만원은 나오니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닌데 맛이 정말 좋고 다음날 7시반에 벌떡 일어나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출근할 수 있으니 훌륭하지 않은가. 원래 술보다는 술자리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즐기는 나였는데 사케를 마시게 되면 술 자체에 마음이 들뜨게 된다.

by 雅人知吾 | 2008/11/04 20:14 | 대음양 | 트랙백 | 덧글(9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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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ELLOY at 2008/11/04 23:18
누군지 저~언혀 알아볼 수 없는 사진속의 저 분.
술을 향한 시선이 사진을 뚫고 나오는 느낌이네요.
Commented by 雅人知吾 at 2008/11/05 10:35
저~언혀 모르겠지? 그런데 저 분은 너를 안단다.
Commented by thinkpad at 2008/11/04 23:40
송년회에는 제가 꼭 대접을!
...
... 사전에 가격조사해야지 ( --)
Commented by 雅人知吾 at 2008/11/05 10:36
기대하고 있겠삼.
Commented by 김복숭 at 2008/11/06 17:03
저는 최근에 해운대에서 정종 마셨지요. 바다 보면서 마시는 술은 좀 좋더라구요. 저 미국에서 적응 못하고 귀국했습니다. 아이쿠 부크러
Commented by 雅人知吾 at 2008/11/07 12:35
이런, 적응 못한거야? 그럼 또 여기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거니까. 저 창이 닫혔다고 거기만 보지말고 이쪽 창 열린 것도 발견해봐.
Commented at 2008/11/07 14: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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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at 2008/11/07 18:0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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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at 2008/11/08 15:1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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